편집위원장에게 묻다: 한국언론학보 규정, 윤리 규정, 무엇이 왜 바뀌나
한국언론학보 편집위원장 정동훈 · 202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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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 왜 바꾸나: 학보를 함께 만들 편집위원과 심사위원이 부족하고, AI로 인해 투고가 급증했기 때문입니다.
- 어떤 원칙으로: 대외 학술 지침의 엄격한 준수, 국제 표준의 운영 프로세스 확립, 전문성에 기반한 자율적 운영입니다.
- 무엇이 바뀌나: ① 데스크 리젝션 본격 시행과 서류 미비 원고 반려 ② 저자와 심사위원에 대한 AI 기준 ③ 2인 익명 심사와 담당 부편집위원장의 정성 평가 등
- 회원에게 드리는 부탁: 투고하시는 만큼 심사에도 참여해 주십시오.
1부. 왜 지금 바꾸나
Q1. 규정을 전면적으로 손본 이유가 무엇입니까?
A. 솔직히 말씀드리면 학보가 지금 방식으로는 버티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두 가지입니다. 사람이 없고, 투고는 감당하기 어려울 만큼 늘었습니다. 여기에 한국연구재단의 학술지 평가 기준도 해마다 엄격해지고 있습니다.
Q2. 사람이 없다는 게 어느 정도입니까?
A. 투고 논문 급증으로 부편집위원장을 추가로 모시려고 다섯 분께 연락드렸는데 다섯 분 모두 거절하셨습니다. 심사위원 요청도 거절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각자 사정이 있다는 건 압니다. 그런데 거절하신 분들 가운데 상당수가 지금도 학보에 논문을 투고하고 계십니다. 이 상황을 어떻게 봐야 할까요?
Q3. 꽤 직설적인 말씀이신데요.
A. 직설적으로 말씀드릴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동료 심사는 서로 심사를 맡아 주어야 굴러가는 제도입니다. 투고라는 이익은 취하면서 심사와 편집이라는 책임은 지지 않는 연구 환경이 굳어지고 있습니다. 그 부담은 소수 위원에게 고스란히 돌아갑니다. 회원 여러분께 이 문제를 분명히 알리는 것도 이번 안내의 목적입니다. 저자는 논문을 출판하고, 출판사는 돈을 법니다. 그러나 이 과정 속에서 편집위원과 심사위원은 자신의 시간과 노력을 희생하고 있습니다. 저자와 출판사는 각자 이익이 있지만, 편집위원과 심사위원은 왜 이 일을 해야할까요?
Q4. AI 때문에 투고가 늘었다는 건 무슨 뜻입니까?
A. 생성형 AI가 보급된 뒤 투고량이 눈에 띄게 늘었습니다. 한국을 포함한 전세계적인 추세입니다. 그런데 늘어난 원고 중 상당수는 확인되지 않는 인용이 있거나, 일반론만 나열한 수준입니다. 이런 원고까지 모두 본심사에 보내면 심사위원의 시간이 바닥나고, 공들여 쓴 논문을 심사가 늦어집니다.
Q5. 개정의 원칙은 무엇이었습니까?
A. 세 가지입니다. 첫째, 대외 학술 지침을 엄격히 준수합니다. 연구재단 평가, 교육부 연구윤리 지침, 국제출판윤리위원회(COPE) 가이드라인을 규정에 그대로 반영했습니다. 둘째, 국제 표준의 학술지 운영 프로세스를 확립합니다. 데스크 리젝션, 2인 익명 심사, AI 정책처럼 해외 주요 학술지에서는 이미 당연한 절차입니다. 셋째, 전문성에 기반해 자율적으로 운영합니다. 점수를 기계적으로 합산하지 않고, 전문가가 책임지고 판단하는 구조입니다.
2부. 무엇이 달라지나
Q6. 데스크 리젝션이 본격 도입된다고 들었습니다. 정확히 무엇입니까?
A. 본심사에 보내기 전에 소관 분야 부편집위원장이 학보 주제와 맞는지, 학술적 완성도가 충분한지를 먼저 검토하는 제도입니다. 부적합하면 편집위원장의 승인을 받아 본심사에 회부하지 않습니다. 사유는 편집위원장과 부편집위원장이 각자 의견서로 남깁니다.
Q7. 투고자 입장에서는 기회를 빼앗기는 것 아닙니까?
A. 오히려 반대라고 생각합니다. 수정해도 게재되기 어려운 논문이 몇 달씩 심사에 묶여 있는 것보다, 빨리 결과를 받아 다른 학술지를 찾는 편이 저자에게도 낫습니다. 심사위원의 시간은 본심사 가치가 있는 논문에 집중됩니다. 국제 학술지에서는 이미 일반적인 관행입니다.
Q8. 서류나 양식이 미비하면 반려된다는 것도 새로운 내용입니까?
A. 반려를 엄격하게 적용하겠다는 뜻입니다. 연구윤리 준수 동의, KCI 유사도 검사 결과지, 저작권 이용·이양 동의서를 제출하지 않거나, 저자 정보를 지운 심사용 원고 등 논문 작성 지침을 따르지 않는 경우 접수하지 않고 돌려보냅니다. 연구윤리 동의를 하지 않으면 접수 자체가 거부되고, 저작권 동의서가 없으면 게재할 수 없습니다. 서류를 처음부터 제대로 갖추고, 논문 작성 지침을 철저히 따르는 것이 결국 가장 빠른 길입니다.
Q9. 다른 학술지에 동시에 투고하면 어떻게 됩니까?
A. 이중투고는 연구부정행위입니다. 확인되면 즉시 심사를 중단하고 데스크 리젝션으로 처리합니다.
Q10. 논문을 쓸 때 AI를 써도 됩니까?
A. 쓸 수 있습니다. 다만 세 가지를 지켜 주셔야 합니다. 첫째, AI는 저자가 될 수 없습니다. 둘째, 연구 설계, 데이터 분석, 초안 작성에 AI를 썼다면 어떤 도구를 어떤 목적으로 어떻게 썼는지 방법론 절이나 논문 끝의 AI 선언부에 밝혀야 합니다. 문법 교정, 문체 다듬기, 번역 정도는 밝히지 않아도 됩니다. 셋째, AI가 만든 인용이나 통계가 틀렸다면 그 책임은 전적으로 저자에게 있습니다. AI로 데이터를 꾸며낸 사실이 확인되면 게재 철회와 연구윤리위원회 회부까지 갈 수 있습니다.
Q11. 심사위원은 AI를 쓸 수 있습니까?
A. 심사 대상 논문은 어떤 AI 도구에도 넣을 수 없습니다. 아직 공개되지 않은 남의 저작물이기 때문입니다. 예외는 본인이 쓴 심사평의 문장을 다듬는 경우 하나뿐이고, 그때도 논문 내용은 넣으면 안 됩니다.
Q12. 심사는 어떻게 진행됩니까?
A. 본심사는 논문 한 편당 심사위원 두 분이 맡고, 저자와 심사위원이 서로를 모르는 익명 심사로 진행합니다.
Q13. 판정은 어떻게 내립니까? 점수를 합산하는 방식입니까?
A. 아닙니다. 이번 개정에서 가장 공들인 부분이 바로 이것입니다. 두 분의 심사 의견을 최대한 존중하고 참고하되, 극단적 평가가 나오면 담당 부편집위원장이 최종 판정합니다. 숫자 뒤에 숨지 않고, 판단한 사람이 그 이유를 기록하고 책임지는 구조입니다.
Q14. 판정에 동의할 수 없으면 어떻게 합니까?
A. 서면으로 이의를 제기하실 수 있습니다. 편집위원장이 운영위원회에 회부하고, 해당 논문의 심사에 관여하지 않은 전문가가 추가로 심의해 기존 판정을 유지할지, 특별 재심에 회부할지 결정합니다.
3부. 회원에게
Q15. 마지막으로 회원들께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요?
A. 이번 개정은 투고를 막으려는 것이 아닙니다. 좋은 논문이 제대로, 제때 심사받는 학보를 만들려는 것입니다. 하지만 규정만으로 학보가 유지되지는 않습니다. 학보는 회원 여러분이 함께 만드는 공공재입니다. 학보에 투고하신다면, 학보의 편집위원회애 참여해주시고, 심사 요청에도 응해 주십시오. 제가 회원 여러분께 드리는 가장 간절한 부탁입니다.